노래하지 못하는 마음

늘 같은 곳을 바라보는 너의 두 눈이 싫어.

inKrain 2022. 11. 26. 00:47

아마도 그 시선의 끝에는 내가 없기 때문일테다. 

 

늘 같은 곳을 바라보는 너의 두 눈이 왜 이토록 싫을까.

 

 

너를 처음 만난 날을 잊었다고 하는건 분명 거짓말이다.

 

네게는 스쳐지나가는 무수한 하루 중 하나였겠지만 내겐 나를 다시 시작한 날이었으니까.

 

너를 알기 전으로,  너를 만나기 전으로 다시는 돌아갈 수 없는 분기점을 넘었기에

 

너를 이제와서 잊어버리기엔 너무 멀리 와버렸다.

 

 

꿈을 꾸었다. 너를 바라보는 꿈.

 

꿈이라는 건 하룻밤만에 깨어나는 것이 아니라는 건 이번에 처음 알았다.

 

때로는 눈을 뜨고 아침을 맞이해도 깨지 않는 꿈이 있기도 하다.

 

몇날 며칠을 꾸는 꿈은 내가 꿈을 꾸고 있다는 사실조차 망각하게 만들곤한다.

 

 

너의 눈이 좋았다.

 

어딘가 우수에 차있는 너의 눈동자를 똑바로 마주 볼 수 있는 날은 많지 않았지만

 

네 눈동자에 비친 나는 언제나 웃고 있었다.

 

적어도 네 눈에 비친 나는 환하게 웃고있었다.

 

 

꿈이었기에, 네 시선의 끝에 무엇이 있는지 보이지 않았다. 

 

아무리 네 눈 앞을 가로막아도 네 시야를 모두 가릴 수는 없었다.

 

쓸쓸한 눈빛은 나를 향한적이 한번도 없었다는 건 진즉 알고 있었다.

 

너와 함께한 시간 속에 언제나 보이지 않는 네 눈물을 닦는건 내 담당이었다.

 

 

거짓 미소를 지은 걸 후회하지 않는다.

 

이미 너는 울고 있었기에,  나머지 한명도 울 수는 없었다.

 

이 꿈이 점점 깨어나고 있다는 사실도 알고 있다.

 

이 꿈이 깨어나는 날, 네 눈물을 더 이상 닦아줄 수 없으려나.

 

 

오늘이 지나면, 내일이 지나면 혹은 당장 다음 순간에

 

길고 긴 꿈은 깨어날 지도 모른다. 

 

마지막이 다가오고 있음에도 넌 여전히 같은 곳을 보고 있다.

 

그 곳에는 무엇이 있는지 꿈에서는 영영 보이지 않겠지.

 

 

이 꿈 속에서 우리가 함께 했던 시간은 진짜일까.

 

이 꿈에서 깨어난다면, 나는 너를 기억할 수 있을까.

 

이 꿈이 너와 나를 하나로 묶는 실이 될 수 있을까

 

네가 줄곧 바라보는 풍경을 비로소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을까. 

 

 

꿈은 언제가 가장 예상할 수 없는 순간에 깨어지기 마련이다.

 

그리고 가장 예상할 수 없는 순간에 모두 잊혀지고 말겠지.

 

그러니 너가 나를 완전히 잊어버린다고 해도

 

다시 한번 너를 만나러 갈게.

 

 

언제나 같은 곳을 바라보는 나의 두 눈이 왜 이토록 싫을까

 

아마도 그 시선의 끝에는 네가 있기 때문일테다. 

 

(이세계 아이돌 - RE:WIND)